아이의 감정을 살피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의 감정도 함께 드러난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곧바로 후회하고, 다시 사과하는 일의 반복이 요즘의 일상처럼 느껴집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말을 듣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먼저 앞설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내가 유독 예민해져 있는 날이 있습니다. 하루의 피로가 쌓여 있거나, 마음이 초조해져 있을 때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생각보다 감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순간에는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목소리가 높아지고, 말이 거칠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늘 같은 마음이 찾아옵니다. 왜 조금 더 참지 못했을까, 왜 그 상황을 다르게 넘기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입니다.
그래서 다시 아이 앞에 앉아 말을 순화해 설명하고, 천천히 설득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직은 모든 말이 이해되지 않을 시기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내가 왜 그런 반응을 했는지 설명하려 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아이의 반응이 더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내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 때 아이가 놀라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낼 때면 순간적으로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분명 나인데, 아이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올 때 내 자신이 너무 작게 느껴집니다. 그럴 때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의 나로 돌아가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반응하고 싶어 집니다. 그 순간의 나 자신이 싫어지고, 왜 나는 늘 이런 선택을 반복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아이의 감정을 살피는 일이 결국 나의 감정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 감정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과정 속에서 배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화내고, 후회하고, 사과하는 과정을 또 한 번 지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으려 했고, 내 감정 또한 부정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쩌면 나 자신을 다시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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